갤러리 모스, 한혜선 개인전 ‘시간의 밀도’ 개최… 도자기 형상에 담긴 삶의 층위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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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의 갤러리 모스(Gallery MOS)가 오는 5월 5일부터 10일까지 서양화가 한혜선의 개인전 ‘시간의 밀도’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도자기라는 사물을 회화적 언어로 재해석하여 시간과 기억이 쌓여가는 과정을 예술적 사유로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작가는 달항아리와 질그릇이라는 한국적이고 상징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 존재의 깊이와 삶의 흔적을 담담하면서도 묵직하게 그려냈다.
전시의 핵심은 도자기의 외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표면에 새겨진 상처와 흔적을 삶의 여정으로 치환하는 데 있다. 한혜선 작가는 부드럽고 넉넉한 형태의 달항아리 연작을 통해 관람객에게 정서적 위로와 편안함을 선사하는 동시에, 거칠고 투박한 질그릇 작업을 통해 고난과 역경을 견뎌온 인생의 단면을 투영했다. 작가는 매끈하고 완벽한 아름다움보다는 세월의 주름처럼 자연스럽게 새겨진 금 간 자국이나 얼룩에서 더 큰 미학적 가치를 발견하며, 이를 존재의 깊이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로 활용한다.
작업 과정에서 작가는 사실주의적 묘사를 기반으로 삼되, 절제된 색채와 두터운 마티에르를 쌓아 올려 화면에 입체적인 질감을 부여한다. 강렬한 원색을 배제하고 여러 색이 겹겹이 스며든 차분한 색조를 사용하여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낸 밀도와 내면의 울림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표현 기법은 사물의 물리적 형태를 넘어 그 안에 머물러 있는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효과적으로 환기시킨다.
작가는 전시 서문을 통해 자신의 작업을 ‘시간을 바라보는 고요한 명상’이라고 정의했다. 인간 역시 빈 그릇으로 태어나 각자의 경험을 채워가며 고유한 결을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철학적 성찰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다. 삶에서 겪는 상실과 후회, 견딤의 시간들이 결국 한 사람을 단단하게 빚어내는 흔적이 된다는 메시지는 질그릇의 거친 표면에서 고요한 빛으로 나아가는 작품 속 여정을 통해 전달된다.
갤러리 모스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이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지나온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스스로의 상처와 기쁨을 다정하게 보듬으며 내면을 치유하는 명상적인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혜선 개인전 ‘시간의 밀도’는 을지로 갤러리 모스에서 기간 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